ㆍ영업 첫날 2만명 넘게 가입…카카오뱅크는 5일 본인가
‘예·적금 이자를 음원으로 받는다?’
24시간 운영하고 이자는 음악감상사이트 이용권으로 받을 수 있는 인터넷전문은행 케이(K)뱅크가 3일 영업을 시작했다. 국내에서 새로운 은행이 문을 연 건 1992년 평화은행 이후 25년 만이다. 영업 첫날 가입자 수가 2만명을 넘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전통의 은행업을 탈피해 진정한 혁신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케이뱅크의 영업 시작 시간은 ‘0시’다. ‘언제 어디서나 은행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0시부터 시작한다. 케이뱅크는 모바일 앱을 다운로드해 가입할 수 있다. 보통 사이트와 가입 절차가 유사하지만 마지막에 본인인증 절차가 있다. 본인인증은 다른 은행 계좌에서 케이뱅크로 소액을 이체하거나 상담직원과 영상통화로 하는 방법이 있다. 지문인증은 선택사항으로 대출을 이용하려면 필요하다.
케이뱅크가 내세우는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 강점은 신속성과 간편성이다. 일일이 계좌번호를 입력하지 않아도 ‘#송금 10000’이라고 상대방 휴대전화로 문자메시지를 보내면 송금이 가능하다. ‘미니K마이너스 통장’은 지문인증만으로 300만원 한도 대출이 가능한 상품으로, 연 5.5% 고정금리다. 기존에 은행에서 대출받기 어려웠던 4~7등급의 중신용자들도 최저 4.19% 중금리 신용대출이 가능하다. 예·적금 이자는 음악감상사이트 이용권으로 선택할 수도 있다.
이날 오후 6시30분 현재 케이뱅크의 예·적금 상품에 2만명 넘게 가입했다. 지난해 16개 은행의 월평균 비대면 계좌 개설 건수가 1만2000건임을 감안하면 첫날 성적은 비교적 좋은 편이다. 심성훈 케이뱅크 행장은 “고객 관점에서 원하는 은행 서비스를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은행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이용률이 90%에 육박하고 모바일뱅킹으로 하루 평균 45조6000억원이 오가는 상황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은 사실 뒤늦은 편이다. 미국과 중국, 일본 등지에서는 한국보다 앞서 인터넷전문은행이 운영되고 있다.
2001년 브이뱅크컨설팅이라는 곳에서 SK, 코오롱, 롯데, 안철수연구소 등과 함께 브이뱅크라는 인터넷은행을 설립하려 했으나 금융실명제법, 은산분리 등 때문에 무산된 적이 있다. 또 다른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5일 금융위원회의 본인가를 받게 된다.
국내 인터넷전문은행들은 KT와 카카오라는 정보기술(IT) 기업이 주도하지만 대주주는 여전히 기존 금융권이다. 케이뱅크의 대주주는 우리은행이고 카카오뱅크의 대주주는 한국투자금융이다.
산업자본이 금융자본 지분을 4% 이상 보유하지 못하도록 한 은산분리 관련 법 규정에 막혀 있기 때문이다. 은산분리를 완화하기 위한 관련 법안이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지만 ‘대기업의 사금고 우려’ 때문에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설립에 앞장선 주체가 정부였고, 규제산업이라는 한계를 지닌 ‘은행업’을 넘어 혁신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금 나온 퀵송금이나 인터넷 예·적금 상품 등은 기존 은행의 모바일뱅킹 서비스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며 “은행산업은 전통적인 규제산업인데 얼마나 새로운 서비스가 나올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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