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임금 찾아 해외이전 옛말…"이젠 나간 공장도 돌아와요"
'개성공단 철수 중소기업이 해외로 이전하지 않고 국내에서 공장을 계속 가동할 수는 없을까?' 낮은 인건비를 따라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려는 국내 제조업체들을 보면 아쉬움이 들게 마련이다. 특히 중국은 저인건비 메리트가 갈수록 떨어지고 사드 등 이슈로 현지에서 불이익을 받을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이런 때 인건비 부담으로 인한 공장 이전 압력을 극복한 할리데이비슨의 비결은 들여다볼 만하다.
2010년 미국 '명품 오토바이' 할리데이비슨도 공장을 어디로 이전할지 고민이 깊었다. 금융위기로 부도 직전까지 몰리며 75달러였던 주가는 8달러로 급락했다. 인건비의 비효율성이 문제로 떠오르자 1903년 설립 이후 단 한 번도 떠나지 않았던 위스콘신주 밀워키시를 떠나야만 했다. 공장 이전 지역이 멕시코가 될지, 미국 내 인건비가 저렴한 다른 곳이 될지 말이 많았다. 하지만 할리데이비슨 경영진은 고심 끝에 공장을 이전하지 않고 5개 공장의 운영 시스템을 스마트공장으로 혁신하기로 방향을 바꿨다. 공장 시스템을 바꾸자 오토바이 생산 종류가 1200가지로 다양해졌다. 주문부터 생산까지 21일 걸리던 시간도 불과 6시간으로 단축됐다. 수요 조사를 통해 평균 재고 기간도 최대 10일에서 3시간으로 줄여 사실상 생산 즉시 배송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었다. 이후 할리데이비슨은 비용이 급감하고 순이익은 개선되면서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었다.
글로벌 운동화 업체 아디다스도 노동집약형 업종이 반드시 임금이 낮은 지역으로 갈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스마트공장이라는 전제가 있긴 하지만 말이다. 지난해 1월 아디다스 최고경영자(CEO)였던 헤르베르트 하이너는 '스피드팩토리(Speed Factory)' 계획을 밝히며 "기존 업계의 제품 생산 장소·제조 방법·시간 등 경계를 모두 허물 혁신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아디다스는 스마트공장인 스피드팩토리를 동남아시아나 중국이 아닌 독일 본사 부근의 안스바흐시에 건설했다. 올 하반기에는 미국 애틀랜타시에도 스피드팩토리가 가동될 예정이다.
스피드팩토리는 아시아에서 최소 몇 주 걸리던 운동화 1켤레 생산 기간을 5시간으로 단축시켰다. 또 글로벌 소비자의 취향과 니즈를 실시간 반영해 재고 관리 문제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한발 더 나아가 스피드팩토리와 매장 시스템을 연계하고 매장에 3D프린터를 설치해 맞춤형 운동화를 제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